Introduction

THE 3RD GWANGJU ARCHITECTURE COMPETITION

심사평

작품별 심사평

잇다 – 일상, 잊혀져 가는 국군광주병원의 역사
아픈 역사의 기억을 품고 있는 땅과 기존 건축물에 대해 도시 일상의 차원에서 새롭게 그 의미를 해석하고, 과거, 현재, 미래를 건축적으로 잇고자 한 공간계획 프로세스가 매우 돋보이는 작품이다. 여러 층위를 가진 의미의 통시적 결합과 현존하는 장소의 공시적 연결을 위해 치유를 위한 프로그램을 설정하고 이를 세심한 공간 구성과 연결하였는데, 이 공간들에는 일상적 이용자인 주민을 고려한 활동 패턴과 요구에 대한 깊이있는 고민이 잘 반영되어 있다. 역사적, 사회적 문제의식을 가진 주제 선정 및 풀이, 다차원적 요소들의 해결을 위한 도시 맥락적 접근, 프로그램과 공간의 합리적 연계 등으로 이 작품의 본질을 설명할 수 있다. 다만, 세심하게 계획된 배치나 평면에 비해 새로 계획된 건축물의 외관, 특히 입면에 대한 미완성 디자인과 정의되지 않은 외부공간 디자인 등(외부 투시도 참조)은 위의 좋은 계획 의도를 충분히 발전시키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남긴다.

Farmer, Parker, FARM
한강의 인문 사회 경제적 교차점에 위치한 뚝섬의 산업유산인 시멘트공장의 원형을 최대한 활용한 의미있는 작품이다. 더구나 이 학생은 장소가 갖는 도시맥락을 매주 잘 분석하여 최적 프로그램을 이 장소에 부여하는 능력과 선택이 탁월해 보인다. 서울의 한복판 서울숲 한 켠에 도시농장을 구현했는데 그 구현해 내는 장치의 도출 과정이 굉장히 센스 있다. 보존 보강, 절단 보강, 보강 추가라는 보존의 틀을 설정한 후 도시농장에 필요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끼워 넣었는데 그 끼워 넣는 방식이 다양하고 방식에 대한 개념도면이 친절하다. 여러 개의 사일로에 각각 빛, 전망대, 태양광, 농장 등 특별한 프로그램을 부여하고 사이공간들을 네트워킹한 방식도 공간의 시나리오가 살아있게 되어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다. 아쉬운 점은 전체를 두 개의 경사틀로 묶은 외피의 디자인 스터디가 다소 부족하고 요소들이 너무 많아 정작 주인공인 시멘트 사일로가 가지고 있는 독보적 조형미가 상쇄되어 버린 점이다. 그리고 모형의 질이 다소 떨어지는데 이런 경우 간단한 개념모형임을 분명히 하여 사용자의 이해를 돕거나 아니면 정밀한 모형을 만드는 전략적 선택을 하는 게 유리하다. 설계자가 제출한 모형은 어중간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오히려 감점 요인이 되었다.

오래된 미래
도시문제, 사회적 이슈에 대한 관심과 고민을 통한 주제선정 및 개념설정과 디자인 전개과정이 매우 흥미롭고 기대가 되었으나, 도시적 관점에서의 해법 전개가 상대적으로 미흡하고 아쉬웠다. 지나칠 정도의 방대한 매트릭스 자료는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복잡하고 난해하여 설정된 개념과 프로세스상의 의도를 제대로 전달하기 어려웠지 않았나 생각된다.

Sports ? E-Sports !
E-sports의 사회적 인기를 드러내듯이 강남의 슈퍼블록에 우뚝 선 매쓰와 저층으로 구성된 주변건물들이 꽤 조화를 이루고 있다. 많이 다듬은 흔적이 보인다. E-sports 경기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레벨에 따른 체적을 고려하여 독특한 형태로 응축시켜 놓은 형상이다. 프리즘 모티브의 매쓰 형태와 파내어 양각, 음각을 대비시키는 조형성은 잠실운동장을 대신할 랜드마크로써 훌륭히 기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하공간과 광장을 활용하여, 본 건물과 부대건물들을 연결시키며, 건물들의 늘어선 방향성들에 의해, 외부공간이 내부공간으로 지속적으로 연결시키는 구성은 E-sports 산업의 역동성을 대변하고 있는 듯하고, 강남의 도시형태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듯하다. 다만, 이 슈퍼블록이 주변부의 일상적인 공간과 관계를 맺으려, 작동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장치들이 지상층 레벨에서 적극적으로 표현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Memorial Park
본 작품은 여수를 대상지로 한 추모공원으로 최근 사회적 관심을 많이 받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작품주제, 패널, 모형이 하나로 꿰어 전달하고 있는 “분위기” 표현력이 우수하다. 설명을 걷어낸 듯 한 패널, 추상화된 모형을 통해 출품자는 의도적으로 추모를 위하여 세상을 향해 가만히 “침묵”하는 듯하다. 또한 대지에 대한 분석, 연속적 공간경험, 자연(땅/하늘/바다)를 담아내고 이어가는 공간에 대한 설정이 감각적이다. 다만 많이 다루어지는 주제인 만큼, 다른 작품들과의 차별화되는 해석과 디자인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또한 매우 감각적인 표현과 구성에서 한발 나아가서 전체적으로 각 공간과 입단면을 발전시킨다면 더욱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으리라 평가한다.

Hyper Lung
공기청정기 시스템을 모티브로 한 접근방식과 외부에 드러나는 기계적 장치, 키티넥 디자인을 연상시키는 외피 등이 주목을 끌었다. 기상적 문제가 주요한 도시의 일상적 문제가 되고 있는 오늘날, 이를 건축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상상력이 충분히 받아 들여질 만하다. 순천만 인근이라는 대지의 위치와 자연적인 조건을 활용한 친환경인 접근과 기술에 연구와 적용에 노력했고, 이를 통한 도시에서 이 프로젝트의 존재론적 가치는 타당한다고 보여진다. 다만, 사전분석의 내용 보다는 실현된 건축공간 내부의 공간적인 표현에 더 할애했으면 더 완성도 높은 작업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한강
한강을 가로질러 남북을 녹지축과 보행흐름으로 연결하고자 하는 시도로서 기존 차량 중심의 교통인프라를 자전거와 보행 접근이 가능한 보행친화적 인프라로 보완하고자 하려는 아이디어를 매우 구체적이고 현실적 대안으로 제시하였다. 다만 전망타워 내 다양한 프로그램과 컨텐츠를 제시한 것도 중요하나 1km 이상을 도보로 이동하는 보행자들을 위한 교량 상부 공간에 대한 아이디어가 부족했던 점이 다소 아쉬웠다.

리-본 청춘 (중장년층 문화센터)
조형적 성과와 완성도가 높다고 판단되어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대한민국 근대화 과정과 시니어들의 라이프 사이클과 행동패턴 분석, 그분들이 원하는 공간 분석이 잘되어 있다. 그리고 안정적이면서도 비대칭으로 떠있는 매스를 통해 프로그램도 비교적 잘 구성되어 있다. 아쉬운 점은 분석된 프로그램이 조형과 공간으로 번안되는 과정이 너무 작위적이라는 점이다. 공간에 대한 요구와 실현의 과정이 좀 더 자상하게 설명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외부공간 디자인 부재가 옥에 티로 지목되었다. 수상자는 앞으로 건축 표현의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명확하고 가독성 있는 도면에도 더 충실해주시길 기대하고 응원한다.

일상, 기억
본 작품은 엄숙하고 어려운 주제와 대상지를 다루었다. 아픈 역사와 고통의 기억공간에 대한 깊이 있는 주제로 비일상과 일상의 경계로 읽은 광화문광장을 대상지로 삼았다. 기억의 공간이 우리의 일상에 더 가까워야한다는 주제설정과 추상적인 공간들을 빛과 물을 이용하여 풀어나간 점이 흥미롭다. 하지만, 주제에서 건축으로 넘어가는 부분의 분석과 해석이 부족한 점이 아쉽다. 특히 대지의 도시적, 물리적, 문화적 맥락에 대한 설명과 표현이 없이, 주변과 단절된 듯 표현된 도면은 오히려 처음 던진 주제의식과는 달리 일상과 “단절된 비일상”의 공간으로 표현되고 있다. 이러한 아쉬운 부분을 발전시킨다면 출품자가 의도한 주제와 작품이 더 잘 연결되리라 평가한다.

동네 보부상
쇠퇴된 재래시장의 새로운 공간 활용과 건축적 개입을 통한 도시재생을 위해 참신한 아이디어와 프로그램을 제시한 시의적절하고 의미있는 프로젝트이다. 다양한 공간 디자인과 공중가로를 통한 개별 건축물들의 연결 관계를 만들고 있는데, 개념적 설계단계에 머물러 있어서 장소 밀착형의 구체적 설계로 이어지지 못한 한계가 있다. 건축적 개입이 도시공간구조에 미치는 영향과 공간 이용자 및 수요자 분석 등을 통한 설계 방향 설정과 이를 기반으로 공간별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인다면 좋은 프로젝트로 발전될 수 있을 것이다.

The 3rd Gwangju Architecture Competition